1. 영화를 통해 느낌 삶의 태도
족구라는 소재 자체도 그렇게 진지하게 받아들여 본 적이 없었다. 학교 체육대회때 하는 종목 중의 하나라고만 생각했지 공놀이를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족구뿐만 아니라 축구도 잘하지 않는데 영화를 보고 난 후, 나는 오히려 '내가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게 됐다. 고등학생인 내 현실은 매일 아침 등교해 수업 듣고, 학원 갔다가 밤늦게 집에 오는 반복적인 하루다. 주변 친구들, 부모님, 선생님 모두 '성적'과 '대학'을 이야기한다. 모두 그게 진리라고 말하지만 나는 조금씩 느끼고 있었다 단순한 성공한 삶이 모두가 부러워하는 삶이 아니라 나 자신이 만족하고 웃을 수 있는 삶이 진짜 성공한 삶이라는 생각이 커지고 있었다.
영화 속 주인공 만섭 역시 그런 틀에서 벗어나 있었다. 전역 후 복학한 그는 대학교에서는 사실 족구에 그렇게 관심이 없다 관심이없다기 보다는 사실 관심을 가질 시간이 없다 강의를 듣고 과제를 하고 부족한 학비를 채우기 위해서 아르바이트를 한다. 하지만 만섭은 그냥 족구가 좋았다. 사람들이 족구를 '별거 아닌 운동'으로 취급해도 마냥 즐거웠다. 자신의 색깔을 지켜냈다. 나는 그런 모습이 진심으로 부러웠다. 요즘의 나는 주변의 시선과 기준에 맞추느라 내가 뭘 좋아하는지도, 뭘 잘하는 지도 모른 채 남들이 하는 데로 다수의 의견에 따라가지만 하는 나 자신이 한심하기도 했다.
특히 만섭이 "하고 싶은 걸 하고 사는 게 왜 틀린 건가요?"라고 말하는 장면에서 울림이 컸다. 지금까지는 남들과 비교하면서 '내가 좋아하는 건 쓸모없을 거야'라고 스스로 단정 지었던 나의 태도가 떠올랐다. 나는 그림 그리는 걸 좋아하지만, 그건 취미일 뿐이라며 일부러 무시해 왔다. 하지만 만섭을 보며, 좋아하는 것을 ‘진지하게’ 대하는 태도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느꼈다.
또한 영화 속 친구들과의 갈등, 주변의 시선에도 자신의 신념을 휘둘리지 않는 만섭의 태도는, 고등학생인 나에게 ‘용기’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했다. 우리는 계속 남들과 비교하고 경쟁하며 살아가지만, 결국 중요한 건 ‘내가 원하는 삶을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힘’이라는 걸 느꼈다.
만섭이 족구를 통해 자신만의 가치를 증명하듯, 나도 언젠가는 좋아하는 일에 당당해지고 싶다는 마음이 생겼다. 비록 지금은 입시라는 현실 앞에 놓여 있지만, 인생은 길고, 그 안에서 나만의 방식으로 걸어갈 수 있다는 희망을 얻게 됐다.
족구왕은 내게 묻는다. 넌 진짜 네 인생을 살고 있냐고. 비록 현실은 녹록지 않지만, 앞으로는 나도 내가 좋아하는 일, 나만의 속도, 나만의 방향으로 살아가려는 용기를 조금씩 가져보고 싶다. 남들이 어떻게 보든, 내가 내 삶의 주인공이 되어야 한다.
내가 좋아하는 것이 돈을 벌 수 없다 해도, 학생으로서 진로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해도 그냥 그 행위 자체로 내가 행복하다면 얼마나 좋을까 나의 현실도 만섭처럼 행복했으면 좋겠다.
2. 배구선수가 소개하는 관람포인트
현직 배구선수로서 영화 족구왕을 보며 느낀 관람 포인트는 생각보다 꽤 많았다. 처음엔 단순한 코미디 영화겠거니 하고 기대 없이 봤지만, 스포츠를 사랑하는 사람으로서 크게 공감하고 감동받은 장면들이 많았다. 이 영화는 족구라는 비주류 스포츠를 중심에 두고 있지만, 그 안에 담긴 메시지들은 배구를 포함한 모든 스포츠에 통하는 이야기였다.
첫 번째 관람 포인트는 **"스포츠의 진심"**이다. 족구는 대중적인 인지도는 낮지만, 그 안에 담긴 열정과 땀, 팀워크는 어떤 스포츠보다 뜨겁다. 주인공 만섭은 족구에 미쳐 있고, 누가 뭐라 해도 그 마음이 흔들리지 않는다. 배구 선수로서 이런 순수한 열정을 보며 나 역시 초심을 돌아보게 됐다. 아무리 화려한 경기장을 누비고, 많은 관중 앞에서 뛰어도, 결국 시작은 ‘이 운동이 좋아서’였다.
두 번째 포인트는 "팀워크와 개인의 균형"**이다. 배구는 철저한 팀 스포츠다. 아무리 스파이크가 강해도 토스가 없으면 의미 없고, 수비가 무너지면 전체 흐름이 깨진다. 영화 속에서도 만섭이 처음엔 자기 실력만으로 밀어붙이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팀원들과 호흡을 맞추며 진짜 '경기'를 한다는 걸 배우는 과정이 인상 깊었다. 족구든 배구든, 스포츠는 결국 함께 만들어가는 예술이라는 걸 다시 한번 느꼈다.
세 번째는 "자기 자신을 믿는 태도"다. 지금 시대는 끊임없는 비교 속에 살고 있다. 특히 운동선수는 기록, 성적, 순위로 평가받는 만큼 자존감이 흔들리기 쉽다. 그런 면에서 족구라는 남들이 주목하지 않는 종목을 끝까지 붙잡고 자신의 길을 가는 만섭의 모습은 큰 울림을 준다. 실력이 전부가 아니라, 끝까지 놓지 않는 마음가짐이 더 중요하다는 메시지가 깊게 다가왔다.
결국 족구왕은 유쾌하고 웃긴 영화처럼 보이지만, 그 안에는 땀과 진심이 담긴 스포츠 정신이 녹아 있다. 선수든, 관객이든, 자신만의 길을 가고 있는 모든 이들에게 필요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배구를 뛰는 나에게도, 그리고 운동을 사랑하는 모든 사람에게도 추천하고 싶은 영화다.
3. 여성회원들의 영화 관람평
우리처럼 족구를 사랑하는 여성 동호회원들에게 영화 족구왕은 단순한 스포츠 코미디를 넘어선, 진짜 ‘공감 영화’였다. 평소 족구는 남자들만 하는 운동처럼 여겨져서, 우리가 동호회 활동을 한다고 하면 의외로 “여자가 무슨 족구야?” 하는 시선이 많다. 그런데 영화 속 만섭이 그런 세상의 편견을 정면으로 맞서는 모습에 다들 고개를 끄덕이며 봤다.
특히 족구에 대한 애정 하나로 대학 생활을 버텨내는 주인공의 모습이 정말 인상 깊었다. 실력은 부족해도 족구에 대한 사랑만큼은 누구보다 뜨겁고, 포기하지 않는 모습이 우리랑 닮아 있었다. 우리도 평일 퇴근 후나 주말마다 족구장을 찾으며 “이걸 왜 해?” “다쳐도 책임 못 져!” 같은 말들을 수도 없이 들었다. 그래서 만섭이 족구장에 홀로 서 있는 장면이 마치 우리 모습 같아 뭉클하기도 했다.
좋았던 건 영화가 족구를 단순한 웃음거리로 소비하지 않고, 인물의 성장과 열정의 매개로 제대로 풀어냈다는 점이다. 족구의 기술이나 규칙은 물론, 공 하나에 몰입하는 집중력과 팀워크의 긴장감이 사실적으로 표현되어 우리 같은 동호인들에게는 더없이 반가운 장면들이었다. 코트에서 주고받는 긴 호흡, 갑자기 터지는 스파이크 한 방의 쾌감까지 그대로 살아 있어서 "감독이 진짜 족구를 좀 아는구나"라는 얘기까지 나왔다.
또한 만섭이라는 캐릭터 자체가, 무언가를 진심으로 좋아해 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감정이입할 수 있는 인물이었다. 우리 중 한 명은 "실력은 둘째 치고, 저렇게 좋아하는 게 있다는 게 부럽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족구를 할 때마다 느끼는 건 잘해서가 아니라, 그냥 이걸 좋아하는 나 자신이 좋아지는 감정인데, 영화가 그걸 고스란히 보여줘서 너무 좋았다.
관람 후 단톡방은 뜨거웠다. “나 진짜 울 뻔함”, “족구 더 잘하고 싶어졌어”, “우리도 한 번 대회 나가보자” 같은 메시지들이 쏟아졌다. 족구왕은 우리에게 ‘잘하고 싶다’가 아니라 ‘좋아하니까 계속한다’는 마음을 다시 떠올리게 해 준 영화였다. 그래서 더 의미 있었고, 아마 한동안은 족구장 갈 때마다 이 영화 이야기를 계속하게 될 것 같다.